
필리핀의 바다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아일랜드 호핑(Island Hopping)'은 빼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다. 보홀에서는 흔히 돌고래 관찰 후 발리카삭 섬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버진 아일랜드에서 사진을 찍는 코스가 유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 코스는 관광객이 많아 혼잡함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여행에서는 새로운 경험을 위해 파밀라칸 섬으로의 호핑 투어를 선택했다.
파밀라칸 섬: 숨겨진 보석
파밀라칸 섬은 보홀 인근의 작은 섬으로, 아직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다. 이 섬은 맑은 바다와 풍부한 해양 생태계로 유명하며, 특히 돌고래 관찰과 스노클링 명소로 손꼽힌다. 섬 주변의 바다는 비교적 파도가 잔잔하고 투명도가 높아 다양한 해양 생물을 관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여정의 시작: 돌고래 관찰
이른 아침, 조식을 마치고 해변으로 나가 배에 올랐다. 함께한 신혼여행 커플의 요청으로 먼저 돌고래 관찰을 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수면 위로 유영하는 돌고래 무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파밀라칸 섬 주변 바다는 큰돌고래, 리소, 프레이저 등 다양한 종류의 돌고래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파밀라칸 섬 도착과 스노클링
돌고래 관찰 후 파밀라칸 섬에 도착했을 때, 배멀미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투명한 바다와 아름다운 풍경이 그 불편함을 잊게 해 주었다. 파밀라칸 섬에는 세 개의 주요 스노클링 포인트가 있다:
- 터틀 워칭 포인트: 이곳에서는 한 번에 열 마리가 넘는 바다거북을 볼 수 있었다. 거북이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 코랄 포인트: 다채로운 산호초와 열대어들이 어우러져 마치 바다 속 정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 생츄어리 포인트: 이곳 역시 풍부한 산호와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스노클링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각 포인트마다 입장료가 부과되며, 세 곳 모두 방문하면 총 750페소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이었다.

섬의 역사와 문화
파밀라칸 섬은 자연의 아름다움 외에도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섬 북동쪽에는 스페인 식민지 시절 해적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지어진 200년 된 스페인 요새가 있다. 이 요새는 섬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지다.
여행의 마무리
스노클링과 섬 탐험을 마친 후, 한 시간 이상 배를 타고 알로나 해변으로 돌아왔다. 뱃멀미로 인해 몸은 지쳤지만, 마음은 파밀라칸 섬에서의 특별한 경험으로 가득 찼다. 숙소에 돌아와 잠시 낮잠을 청한 후, 저녁에는 해변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를 즐겼다. 이러한 여유로운 순간들이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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