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서 10

진주남강마라톤, 강바람을 따라 달리는 하루

평범하게 시작된 하루였지만, 아침 공기는 유독 맑고 생기가 넘쳤다.바로 오늘, 진주남강마라톤이 열리는 날의 긴장감 때문이다.달리기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건강을 위해, 살기 위해' 또 한 번 출발선에 선다.오늘 아침 진주의 봄은 남강을 따라 흐르는 물빛처럼 부드럽고 청명하다. 이른 아침, 강가까지 걷다 보니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린다. 그 속에서 수백 명의 러너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었다. 모두가 각자의 이유와 속도로 오늘의 출발점에서 하루의 시작을 즐기고 있었다.남강을 품은 마라톤 코스, 그리고 나를 마주하는 시간진주남강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코스에 있다.남강을 따라 펼쳐지는 이 코스는 대부분 평지로 구성되어 있어 처음 마라톤에 도전하는 사람..

진주에서 2025.04.09

불타는 하늘 아래에서, 오랜만의 풋살 한 판

오랜만에 친구들과 풋살을 했다.장소는 진주 종합운동장 풋살장.진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야간 조명도 좋아서 해 질 무렵까지 운동하기 딱 좋다.우리는 총 2시간을 예약했다.시간당 3만 원, 합쳐서 6만 원.이 정도면 가볍게 모임에서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는 금액이다.예약은 진주시체육시설관리사무소 홈페이지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다.대여도 편했고, 시설도 깔끔했다.단체 모임, 동호회, 친구들 모임에 추천할 만한 장소다.그런데 정말 오랜만이었다.뛴다는 행위가.몸이 먼저 반응했다.운동화 끈을 조이고, 인조잔디 위를 달릴 때까진 몰랐다.내 다리 근육들이 이렇게 오래 쉬고 있었다는 걸.첫 터치에서부터 삐걱거렸다.패스를 하고 뛰는 사이, 다리 안쪽 깊숙한 곳이 슬슬 당기..

진주에서 2025.03.31

진주 남강을 따라 걷고 뛰는 시간

어느 도시든 그곳을 상징하는 강이 있다.진주에선 단연 남강이다.그 곁을 걷고 뛰다 보면,강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를 듣게 된다.나는 요즘 주 3회쯤,남강을 따라 달린다.늘 같은 루트인데도,늘 다른 풍경이다. 아침 햇살이 강물에 닿을 때조깅을 시작하는 건 보통 오전 중,햇살이 강 위에 내려앉는 시간이다.강을 끼고 천천히 달리다 보면,햇살이 나를 포근히 감싸 않아준다.강물은 잔잔하고,바람은 생각보다 부드럽다.귀엔 이어폰을 꽂지만,가끔은 아무 소리도 듣지 않고 달린다.그저 발아래에서작게 울려 퍼지는 내 발자국 소리만.천수교에서 김시민교까지내 루트는 천수교에서 김시민교까지,왕복 약 10km 정도 되는 거리다.오르막도 거의 없고,강변 산책로는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도, 달리기도 좋다.천수교를 지나며 가장 ..

진주에서 2025.03.30

주말 오후, 반주 한잔과 함께하는 오죽골 감자탕 해장국

진주 에는 번잡하지 않지만 알차게 살아 숨 쉬는 식당들이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자리한 은 단골손님들 사이에서 조용히 사랑받는 집입니다.작년 새롭게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깔끔한 외관과 함께 으로 단장하였습니다. 이전에는 배달 주문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홀에 전념하시는라 배달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리노베이션 이후에는 대패 삼겹살 메뉴가 추가되어 감자탕이나 해장국 외에 고기류를 즐기려는 손님들도 자주 보입니다.이곳의 감자탕과 해장국은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로 주말 오후를 여유롭게 만들어줍니다.이 집은 해장국뿐만 아니라 감자탕, 뼈찜, 대패 삼겹살 등 고기를 베이스로 한 요리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자탕과 뼈찜은 인원수나 식사량에 따라 유연하게 메뉴를 선택할 수 있어 좋습니다.해장국도 두 ..

진주에서 2025.03.29

카페 프로방스 - 비 오는 날, 찾은 작은 행복

주말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기존에 계획했던 산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우비를 챙겨 입고 산을 오를 수도 있지만, 빗속을 걸으며 진흙길을 헤쳐 나가는 것은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비 오는 날의 산도 아름답지만, 그에 따르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집에 머물기보다는 색다른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가까운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며 비 오는 날의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찾은 곳이 바로 진주 명석에 위치한 '카페 프로방스'였다. 사실 이곳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곳이 아니다. 빵이 맛있다고 지인이 추천해주었고, 그 말을 듣고 처음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무화과 빵을 맛보았는데, 특이한 풍미와 씹히는 식감이 참 좋았다. 처음 접하는 맛이었지만, 입..

진주에서 2025.03.17

자연과 공존하는 공간, 남강 생태공원

진주는 역사와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로, 그 중심에는 남강(南江)이 흐르고 있다. 남강은 단순한 하천을 넘어 진주 시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생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남강 생태공원은 자연 속에서 휴식과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남강 생태공원의 매력과 다양한 즐길 거리들을 소개해 보겠다.남강 생태공원이란?남강 생태공원은 자연 보호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을 동시에 고려하여 조성된 곳으로, 남강을 따라 펼쳐진 넓은 공원이다. 강변을 따라 정비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있으며, 계절마다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습지와 야생 동식물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 공간으로도 가치가 높다.남강 생태공원은 ..

진주에서 2025.03.13

오랜만의 산행, 진주 광제산에서 맞이한 봄

겨울이 깊을수록 내 몸도 깊이 움츠러든다. 가까운 언덕이라도 오를 정도로 숲을 좋아하지만, 추위 앞에서는 언제나 작아지곤 했다. 유독 길었던 이번 겨울, 문득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든 건 아마도 차갑게 움츠러든 내 몸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인생의 남은 날들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지만,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게 아니라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온다. 몇 차례나 앓았던 독감이 몸의 존재감을 뚜렷이 새겨놓은 탓이다. '마음이 일면 몸도 따른다'보다는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다'라는 말이 내겐 훨씬 더 와닿는다.그렇게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던 어느 토요일, 모처럼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졌다. 집을 박차고 나와 진주시 명석면에 있는 광제산으로 향했다. 사실 광제산은 입구의 '황토맛집'이라는 식당 덕분에 여러..

진주에서 2025.03.10

손님이 오면 꼭 가는 곳, '딱한잔'

불경기의 그늘 속, 작은 위로 한 잔요즘 들어 경제가 얼어붙은 듯하다. 지갑을 여는 것이 조심스러워지고, "술 한잔할까?"라는 말조차 쉽게 나오지 않는다. 자연스레 가성비 좋은 곳을 찾게 되고, 그런 와중에도 편하게 갈 수 있는 단골집이 하나 있다. 바로 진주 이현동의 작은 술집, **'딱한잔'**이다.소박한 공간에서 느끼는 따뜻함이곳은 테이블이 다섯 개밖에 없는 작은 술집이다.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아늑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익숙한 공간이 반겨준다. 한 번씩 내 나이 40대가 즐겨 듣는 노래도 흘러나온다. 벽에는 단골손님들이 남긴 흔적들이 보이고, 사장님의 반가운 인사가 따뜻하게 들려온다. 가끔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하는 아쉬운 순간도 있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

진주에서 2025.03.08

3.1운동 기념 건강 걷기 대회 in 진주

'3.1절, 진주에서 차가운 바람 속을 걸으며진주의 3월 첫날, 겨울의 그림자가 아직 남아 있는 아침 공기를 가르며 걷기 대회에 참가했다.서경방송에서 주최한 3.1운동 기념 건강 걷기 대회.역사의 숨결이 서린 이 길을 걸으며, 한 세기 전 이 땅을 울렸던 함성과 발걸음을 떠올려 보는 시간이라고 하였다. 사전에 신청을 마쳤고, 당일 아침 9시부터 현장 접수가 시작되었다.기분 좋게 일어나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지만, 입춘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은 여전히 매서웠다.봄이 가까워졌다고 방심한 탓에, 차가운 바람이 스며드는 옷 사이로 온몸이 움츠러들었다.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가 옷을 한 겹 더 껴입고 현장으로 향했다.  이미 행사장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9시 5분 전쯤 도착했지만, 예상보다..

진주에서 2025.03.03

딱 한 잔이 생각날 때, 찾게 되는 주점 - 이현동 딱한잔

‘딱한잔’이라는 이름처럼, 가끔 한 잔이 생각날 때 자연스럽게 발길이 향하는 단골 주점이 있습니다.크지 않고, 세련된 인테리어도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그냥 가고 싶은 그런 곳이죠. 처음 이곳을 지날 때마다 "왜 저 집은 가끔 손님이 저렇게 많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두 번째 방문은 푸짐한 안주가 생각 나서였고, 그다음부터는 정말 한 잔이 생각날 때마다 자연스럽게 찾게 되었습니다.그냥 그런 주점입니다. 음식이 맛있고, 인심이 후하며, 사장님 내외분이 열심히 장사하시는, 그래서 자꾸만 가고 싶은 그런 곳입니다. 처음 방문하면 빈 테이블에 자연스럽게 앉으면 됩니다. 그러면 기본 안주로 약 8가지 음식을 두 접시에 담아내어 주십니다.메뉴는 취향대로 주문하면 되는데, ..

진주에서 2025.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