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필리핀 지하강 투어: 신비로운 자연과 함께한 하루

-文山- 2025. 3. 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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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과음이 문제였을까? 새벽까지 한참을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다.

지하강(Underground River) 투어를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다. 픽업 시간은 7시 15분에서 7시 30분 사이, 장소는 블루라군 로비. 좀처럼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고 서둘러 준비한 뒤 7시 10분부터 기다렸다. 하지만 투어 밴은 7시 35분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픽업 차량은 공항도로(Rizal Ave) 근처의 호텔부터 들른 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날 픽업 후 몇 곳을 더 거쳐 총 12명을 태우는 데만 한두 시간이 더 걸렸다.

공항도로 주변 호텔에서 투어를 시작하면 먼저 밴에 타기 때문에 원하는 좌석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장 먼저 타고 마지막에 내려야 하는 단점도 있다. 이동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 투어에 함께하는 다른 10명 모두 필리핀 현지 관광객들이었다.

 

사방비치로 향하는 길

시내를 벗어나 사방비치까지 차로 이동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했는데, 아침부터 쏟아지는 스콜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사방비치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비가 멎었다. 다만, 흐린 하늘 탓에 바다색이 평소보다 덜 선명했다.

사방비치 도착 후 가이드가 배편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성수기가 아니라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곳 항구 근처 상점이나 휴게소의 물가는 적당한 수준이었다. 관광지라고 해서 지나치게 비싸거나 바가지를 씌우는 느낌은 없었다.

최근 사방비치는 환경 보호 정책이 강화되면서 쓰레기 처리와 관리가 더 엄격해졌다고 한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 산호 복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 스노클링 가능한 구역이 제한될 수도 있다. 방문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지하강을 향해

사방비치에서 8인승 방카 보트 두 대로 나눠 타고 약 15분간 바다를 가로질렀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웅장한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마침내 'Nature Park' 해변에 도착했다.

방카 보트에서 착용한 라이프 재킷은 동굴 탐험이 끝나고 다시 사방비치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 입고 있어야 했다. 불편하면 가이드에게 요청해 교체할 수도 있다.

Nature Park 입구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한국어로 설정해 목에 걸고 숲길을 따라 걸었다. 전에 본 정보에 따르면 아쿠아 슈즈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길바닥에 나무 데크가 잘 깔려 있어 슬리퍼를 신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1~2분 정도 걸으니 드디어 동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흐린 날씨에도 물빛은 아름다웠고, 주변의 자연환경은 마치 한 편의 예술작품 같았다.

최근 지하강 투어는 입장 인원이 제한되어 있어 사전 예약이 필수라고 한다. 현장에서 티켓을 구하는 것은 어렵고, 온라인 예약을 통해 미리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좋다. 가이드에 따르면 2025년부터 환경 보호 차원에서 일부 보트 코스가 변경되었고, 정기적인 보수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하강 투어

탐험 보트는 10인승으로 운영되었고, 일행 중 나와 마눌님만 따로 다른 보트를 타야 했다. 대신 맨 앞자리에 앉는 행운을 얻었다.

출발과 함께 오디오 가이드가 재생되었는데, 마눌님의 오디오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았다. 다행히 내 이어폰 한쪽을 나눠 들었다. 만약 혼자 왔다면 한국어 설명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뒤쪽에서 보트를 조종하던 가이드가 별도의 설명을 덧붙였다. 오디오 가이드는 지하강의 전반적인 정보와 역사적인 내용을 다뤘다면, 가이드의 설명은 종유석과 특정 장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후자가 더 마음에 들었다.

특히 가이드의 머리에 부착된 랜턴이 설명하는 곳을 비춰줘 자연스럽게 시선을 따라가게 되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마무리

다시 한참을 걸려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내로 돌아왔다. 로빈슨 몰(Robinsons Mall)에 들르고 싶어 투어 가이드에게 미리 말해두고, 목적지에서 먼저 내렸다.

몰의 규모는 예전 세부의 리노베이션 전 SM몰과 크기가 비슷한 듯했다. 꽤 크다. 최근 로빈슨 몰은 내부 개편을 진행하며, 새로운 레스토랑과 브랜드 매장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특히 푸드코트의 음식 종류가 다양해져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이 많다.

로빈슨 몰에서 이것저것 구입하고, 저녁까지 먹으며 오늘 하루를 웃으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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