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일랜드 호핑 투어에서 바다 거북이를 100%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지어 만지는 것도 가능하다는 소문까지! (만지면 절대 안 됨.)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때문인지 새벽부터 일어나 씻고 준비를 마쳤다. 함께 가기로 한 외국인 커플은 아침부터 내리는 비를 보고 투어를 취소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출발하기로 했다. 8시 30분, 배가 출발하자 신기하게도 비가 멎었다.
이번 호핑 투어에서는 4~5곳의 섬과 스노클링 포인트를 선택해 방문할 수 있었다. 출발 전, 에코 투어리즘 카드를 소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는데, 다행히 호텔에서 미리 구매해 주었다. 이 카드는 10일간 유효하며, 독일 섬(German Island)은 추가 입장료가 필요하다.
첫 번째 목적지: 트윈 리프(Twin Reef)
포트 바튼을 뒤로하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트윈 리프. 물속으로 들어가자마자 형형색색의 산호초들이 펼쳐졌다.
평소에는 산호초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이곳의 아름다움은 말을 잃게 만들었다. 눈부신 색채의 산호와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으로 유영했다.
두 번째 목적지: 바다 거북이 탐색
이번 투어의 가장 큰 목표는 바다 거북이였다. 그래서 가이드에게 부탁해 바다 거북이 출몰 지역으로 바로 향했다.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인지, 아직 다른 배는 보이지 않았다.
한참 동안 수면 위를 살피다 드디어 작은 바다 거북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급히 물속으로 뛰어들었지만, 녀석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헤엄쳐 순식간에 사라졌다.
실망할 뻔한 순간, 가이드가 흥분한 목소리로 “저기, 거대한 녀석이다!”라고 외쳤다.
바닥을 천천히 가로지르는 커다란 바다 거북이 한 마리. 작은 거북이와 달리 이 녀석은 전혀 도망가지 않았다. 한가롭게 해초를 뜯어 먹으며 느릿하게 움직였다.
거북이가 숨을 쉬기 위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피곤해질 때까지 거북이를 따라다니며, 그 웅장한 모습을 마음껏 눈에 담았다.
희귀한 생물과 다시 찾고 싶은 이유
도착하기 일주일 전, 이 지역에서 듀공(해우, sea cow)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을 살펴봤지만, 역시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한, 12월이면 독일 섬에서 바다 거북이 알이 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장면을 꼭 보고 싶어 다시 한 번 이곳을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목적지: 파라다이스 아일랜드(Paradise Island)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이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으로, 간단한 식탁과 몇 마리의 강아지,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져 있었다.
바다 거북이를 따라다니느라 지친 몸을 편안하게 쉬게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다. 단순한 식사였지만, 이보다 더 맛있을 수 없었다.
이곳의 바닷속은 마치 작은 수족관 같았다. 형형색색의 작은 물고기들이 바위 사이를 오가며 춤을 추듯 헤엄쳤다. 산호초는 없었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다시 한 번 바다 거북이를 찾아서
충분한 휴식을 마친 후, 원래는 독일 섬에 들를 예정이었지만, 우리는 거북이를 한 번 더 찾아보기로 했다. 가이드는 흔쾌히 우리의 요청을 수락했다.
12시 30분, 다시 바다 거북이 포인트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북이가 우리를 보자마자 깊은 바닷속으로 재빠르게 사라졌다.
가이드는 “오늘 하루 동안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거북이를 쫓아다녀서 지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역시, 야생 동물을 관찰할 때는 최대한 이른 시간에 가는 것이 좋다는 교훈을 얻었다.
마지막 스노클링 포인트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또 다른 산호초 포인트였다. 하지만 트윈 리프보다는 규모가 작았다. 거북이를 쫓아다니느라 체력이 소진된 상태라 오래 머물지 않고 마무리했다.
가이드는 예상보다 일찍 투어를 끝내는 것이 괜찮겠냐고 물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12시 50분. 충분히 만족스러운 하루였기 때문에, 우리는 일찍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따뜻한 태양 아래서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해변을 바라보며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 포트 바튼의 바다는 여전히, 그리고 언제나 충분히 아름다웠다.
- 포트 바튼 아일랜드 호핑 투어: 최근 환경 보호 조치로 인해 일부 섬의 방문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으며, 스노클링 가능 지역이 변경될 수 있다.
- 바다 거북이 서식지 보호: 2025년부터 바다 거북이 보호 정책이 강화되어, 특정 지역에서의 스노클링이나 접촉이 금지될 수 있다. 방문 전 최신 규정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트윈 리프 &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최근 산호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방문객 수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보다 건강한 해양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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