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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바다와 기도를 품은 산

남해 상주면에 자리한 금산은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서 유일한 산악형 공원이다.산 전체를 감싸고 있는 기암괴석들이 마치 오랜 세월 동안 바람과 비를 견디며 깎여진 거대한 조각품처럼,산의 품격을 신비롭게 만들어준다.1974년, 경상남도기념물 제18호로 지정된 금산은2008년, 명승 제39호로 승격되며 그 역사적·자연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높이 681m의 이 산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이며, 걷는 걸음마다 전설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비단으로 감싸지 못한 약속, ‘금산’이라는 이름의 유래금산은 본래 ‘보광산’으로 불렸다.신라 시대, 원효대사가 이곳에 보광사라는 절을 세운 데서 비롯되었다.하지만 고려 말, 역사의 전환점이 이곳에서 탄생한다.이성계가 이곳에서 100일 기도 끝에 조선을 개국했고, 태조가 되었다.그는 새..

국내여행 14:09:59

진주남강마라톤, 강바람을 따라 달리는 하루

평범하게 시작된 하루였지만, 아침 공기는 유독 맑고 생기가 넘쳤다.바로 오늘, 진주남강마라톤이 열리는 날의 긴장감 때문이다.달리기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건강을 위해, 살기 위해' 또 한 번 출발선에 선다.오늘 아침 진주의 봄은 남강을 따라 흐르는 물빛처럼 부드럽고 청명하다. 이른 아침, 강가까지 걷다 보니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린다. 그 속에서 수백 명의 러너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었다. 모두가 각자의 이유와 속도로 오늘의 출발점에서 하루의 시작을 즐기고 있었다.남강을 품은 마라톤 코스, 그리고 나를 마주하는 시간진주남강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코스에 있다.남강을 따라 펼쳐지는 이 코스는 대부분 평지로 구성되어 있어 처음 마라톤에 도전하는 사람..

진주에서 2025.04.09

시키호르 섬, 오토바이로 달리는 마법 같은 하루

시키호르(Siquijor)는 필리핀 중부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오랜 시간 ‘마녀의 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내가 경험한 시키호르는 마법이라기보다 ‘치유’와 ‘고요’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렸다.그리고 무엇보다 이 섬을 가장 잘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단연 오토바이를 타고 느긋하게 달리는 것이다.처음 핸들을 잡고 섬을 달릴 때의 설렘은 지금도 또렷하다.예상보다 도로 상태는 좋았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언덕길 너머로 펼쳐지는 바다의 수평선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시키호르의 중심부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 인피니티 풀이 있는 고급 리조트들이 몇 군데 등장하는데,언덕 위에서 수평선과 수영장이 맞닿는 풍경은 그 자체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하루 종일 그곳에서 수영하며 여유를 즐기는 것도 참 좋았을 텐데..

해외여행 2025.04.08

보홀에서 시키호르로 가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났다. 조식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시키호르로 향하는 10시 페리를 타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8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9시쯤 타그빌라란 항구에 도착했다. 리조트에서 택시를 불러주니 편했다.헤난 리조트에서는 디포짓을 현금이나 카드로 받는다. 나는 국제 체크카드를 썼는데, 환불받는 데 한 달 넘게 걸릴 수도 있다고 해서, 다음엔 현금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참고로 내 체크카드에서는 돈이 아예 빠져나가지 않아서 나중에 살짝 당황했었다. 또, 환전할 때는 100달러가 아니면 환율이 나쁘고, 조금이라도 구겨지면 아예 안 바꿔주려고 하니, 그런 지폐들은 디포짓 용도로 써두면 괜찮을 것 같다. 12GO라는 사이트에서 보홀 탁빌라란 → 시키호르 구간을 미리 예약해 두었다.보통은 오후에 ..

해외여행 2025.04.07

파밀라칸 섬에서 거북이들과 함께 유영하다

필리핀의 바다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아일랜드 호핑(Island Hopping)'은 빼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다. 보홀에서는 흔히 돌고래 관찰 후 발리카삭 섬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버진 아일랜드에서 사진을 찍는 코스가 유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 코스는 관광객이 많아 혼잡함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여행에서는 새로운 경험을 위해 파밀라칸 섬으로의 호핑 투어를 선택했다.파밀라칸 섬: 숨겨진 보석파밀라칸 섬은 보홀 인근의 작은 섬으로, 아직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다. 이 섬은 맑은 바다와 풍부한 해양 생태계로 유명하며, 특히 돌고래 관찰과 스노클링 명소로 손꼽힌다. 섬 주변의 바다는 비교적 파도가 잔잔하고 투명도가 높아 다양한 해양 생물을 관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여정..

해외여행 2025.04.03

물의 선율 위를 걷는 보홀에서의 하루

아침 아홉 시, 아직 햇살은 날카롭지 않았고, 우리는 천천히 헤난 타왈라 리조트로 향했다.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작은 긴장과 설렘 속에서, 체크인을 위한 서류를 작성하고, 리조트에 짐을 맡긴다.정식 입실은 아직 멀었지만, 그마저도 기다림이 아니라 여유처럼 느껴지는 날이었다.헤난 타왈라 리조트 정보헤난 타왈라 리조트는 필리핀 보홀 팡라오 섬의 타왈라 지역에 위치한 5성급 리조트로, 2020년에 오픈하여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시설을 제공한다.리조트는 총 21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럭스 룸, 디럭스 풀 액세스 룸, 프리미어 룸, 프리미어 풀 액세스 룸 등 다양한 유형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부대시설로는 리조트를 둘러싸는 여러 개의 수영장, 시그니처 풀 액세스 객실, 레스토랑, 풀사이드 바 등이 ..

해외여행 2025.04.02

맥주, 알콜홀릭 여행의 시작 — 보홀 알로나 비치 도착

신혼여행을 함께한 커플과 보홀 여행을 시작했다.가이드라는 이름으로 함께였지만, 사실 내겐 그저 또 하나의 멋진 여행이었다.출발은 김해공항.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은 언제나 설레고도 아련하다.비행기는 여전히 무섭고, 이륙할 때마다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스쳐간다.그런 생각은 오히려 내 삶을 더 감정적으로 만든다.죽음을 떠올릴 때 삶이 더욱 선명해진다더니, 진짜 그렇다.  **보홀(Bohol)**은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에 속한 섬이다.세부(Cebu) 섬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다이빙과 스노클링, 고요한 자연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지역이다.보홀은 특히 세계적인 자연 유산인 초콜릿 힐(Chocolate Hills), 원시림, 타르시어 원숭이로 유명하다..

해외여행 2025.04.01

구난형자동차 구난방식 변경, 언더리프트 설치 튜닝

출처 : 한국교통안전공단 TS 자동차 튜닝 업무 매뉴얼 구난형자동차 구난방식 변경, 언더리프트 설치 (줄  붐 언더리프트)개요- 구난형 자동차(렉카)의 구난 방식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특수자동차에 언더리프트를 설치하는 경우 필요서류-  튜닝 전후의 자동차외관도- 하중계산식(변경 후 제원의 허용차 이상의 중량변화가 있는 경우)- 비교제원- 튜닝하려는 구조 및 장치의 설계도(상세도) 튜닝승인조건1. 구조- 차량총중량이 증가되지 않는 구조일 것 (견인력 포함)- 견고하고 확실하게 결합할 수 있는 구조일 것- 변경 후 견인능력이 저하되지 않는 구조일 것- 견인 시 견인차와 피견인차가 주행 중 외부 진동 등에 의하여 피견인차가 이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을 것 2. 행정사항- 크레인..

불타는 하늘 아래에서, 오랜만의 풋살 한 판

오랜만에 친구들과 풋살을 했다.장소는 진주 종합운동장 풋살장.진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야간 조명도 좋아서 해 질 무렵까지 운동하기 딱 좋다.우리는 총 2시간을 예약했다.시간당 3만 원, 합쳐서 6만 원.이 정도면 가볍게 모임에서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는 금액이다.예약은 진주시체육시설관리사무소 홈페이지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다.대여도 편했고, 시설도 깔끔했다.단체 모임, 동호회, 친구들 모임에 추천할 만한 장소다.그런데 정말 오랜만이었다.뛴다는 행위가.몸이 먼저 반응했다.운동화 끈을 조이고, 인조잔디 위를 달릴 때까진 몰랐다.내 다리 근육들이 이렇게 오래 쉬고 있었다는 걸.첫 터치에서부터 삐걱거렸다.패스를 하고 뛰는 사이, 다리 안쪽 깊숙한 곳이 슬슬 당기..

진주에서 2025.03.31

진주 남강을 따라 걷고 뛰는 시간

어느 도시든 그곳을 상징하는 강이 있다.진주에선 단연 남강이다.그 곁을 걷고 뛰다 보면,강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를 듣게 된다.나는 요즘 주 3회쯤,남강을 따라 달린다.늘 같은 루트인데도,늘 다른 풍경이다. 아침 햇살이 강물에 닿을 때조깅을 시작하는 건 보통 오전 중,햇살이 강 위에 내려앉는 시간이다.강을 끼고 천천히 달리다 보면,햇살이 나를 포근히 감싸 않아준다.강물은 잔잔하고,바람은 생각보다 부드럽다.귀엔 이어폰을 꽂지만,가끔은 아무 소리도 듣지 않고 달린다.그저 발아래에서작게 울려 퍼지는 내 발자국 소리만.천수교에서 김시민교까지내 루트는 천수교에서 김시민교까지,왕복 약 10km 정도 되는 거리다.오르막도 거의 없고,강변 산책로는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도, 달리기도 좋다.천수교를 지나며 가장 ..

진주에서 2025.03.30